부모 폰 1시간 늘면 아이 어휘 성장 0.42점 준다는 연구
아이가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본다고 걱정하는 부모는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아이의 언어 발달과 더 깊이 연결된 건 아이의 화면시간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와 베르겐대 공동 연구팀이 5세부터 7세까지 어린이 747명을 3년간 추적한 결과입니다.
3년간 747명을 추적해 나온 결과
연구팀은 2023년 노르웨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평균 나이 4.9세인 어린이 747명을 모집해 매년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어린이들은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과 문장의 구조 및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검사받았고, 671명은 3차례 모두 어휘 평가에, 620명은 3차례 모두 문법 검사에 참여했습니다. 연구팀은 여기에 어린이의 평일과 주말 화면 사용 시간, 디지털 기기 보유 여부, 주 양육자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부모의 교육 수준, 가구 소득까지 함께 분석했습니다.
부모 폰 사용시간 1시간이 아이 어휘력을 갉아먹는다
분석 결과 주 양육자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어린이의 연간 어휘 성장 점수는 0.42점씩 낮아졌습니다. 주 양육자는 77퍼센트가 어머니, 23퍼센트가 아버지였습니다. 4~5세 시점에 태블릿이나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가진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어휘 이해 점수가 5.13점, 문법 점수는 4.56점 낮았고, 이 차이는 부모의 교육 수준과 가구 소득을 보정한 뒤에도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반면 아이 본인의 하루 화면 사용 시간은 어휘와 문법 성장 속도 어느 쪽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연구의 교신저자인 오슬로대 특수교육학과 외이스테인 안마르크루드 교수는 가족의 스크린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양질의 상호작용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이 부모와 아이의 상호작용을 중간중간 끊어놓고, 이런 방해가 반복되면서 아이가 새 단어를 배울 기회 자체가 줄어든다는 해석입니다. 다만 연구팀은 부모가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동안 실제로 스마트폰을 얼마나 썼는지는 따로 측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가정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이 결과를 한국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볼 만한 근거도 있습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4077가구를 조사한 결과 10세 미만 어린이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1시간15분으로 나타났는데, 이 조사를 담당한 김윤화 부연구위원은 자녀의 미디어 이용 정도가 부모의 통제 여부보다 부모 자신의 미디어 이용 정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노르웨이 연구가 밝힌 부모 스마트폰 사용의 영향력과 방향이 비슷합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서는 만 3~4세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이 4시간8분에 달했는데,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허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부모의 39.5퍼센트가 아이의 스트레스 해소를, 상당수가 보호자 본인의 휴식을 꼽았습니다. 아이에게 화면을 쥐여주는 그 시간 동안 부모 역시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낮지 않다는 뜻입니다.
| 항목 | 결과 |
|---|---|
| 부모 스마트폰 1시간 증가 시 | 아이 연간 어휘 성장 점수 0.42점 감소 |
| 4~5세 디지털 기기 보유 아동 | 어휘 이해 5.13점, 문법 4.56점 낮음 |
| 아이 본인의 화면 사용 시간 | 어휘, 문법 성장과 통계적 관련 없음 |
| 국내 10세 미만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 | 1시간15분(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 |
그래서 무엇을 바꿔야 할까
이번 연구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히 아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뺏으라는 게 아닙니다. 아이의 화면 사용 시간은 어휘 발달과 관련이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오히려 눈여겨봐야 할 쪽은 부모 자신입니다. 밥을 먹이거나 놀아주는 동안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습관이 있다면, 그 시간이 곧 아이와 눈을 맞추고 말을 주고받으며 새 단어를 익힐 기회가 사라지는 시간일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멀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아이와 함께 있는 짧은 순간만큼은 폰을 내려놓고 책을 읽어주거나 오늘 있었던 일을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개별 가정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어 자녀 발달에 대한 구체적인 우려가 있다면 소아과나 발달 전문가와 상담해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정말 언어 발달과 상관없나요
이번 연구에서는 아이 본인의 하루 화면 사용 시간이 어휘와 문법 성장 속도 어느 쪽과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결과가 아이의 화면 사용이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며, 언어 외 다른 발달 영역까지 검증된 것은 아닙니다.
부모가 스마트폰을 얼마나 써야 안전한 수준인가요
이 연구는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어휘 성장 점수가 선형적으로 낮아지는 관계를 보여줬을 뿐, 안전한 상한선을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특정 시간을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순간에 스마트폰을 내려놓는 습관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게 현실적입니다.
왜 아버지보다 어머니 응답 비중이 훨씬 높은가요
이번 연구의 주 양육자 구성이 77퍼센트 어머니, 23퍼센트 아버지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노르웨이 가정의 주 양육 분담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특정 성별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가구 소득이 낮으면 아이 어휘 발달이 더 나쁜가요
연구팀은 부모의 교육 수준과 가구 소득을 통계적으로 보정한 뒤에도 부모 스마트폰 사용과 아이 어휘 발달의 관련성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밝혔습니다. 즉 소득이나 교육 수준과 무관하게 나타난 결과입니다.
디지털 기기를 아예 안 사주는 게 정답인가요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4~5세 시점의 기기 보유 여부와 어휘 점수 차이일 뿐, 기기를 늦게 사주는 것 자체가 해결책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기기 보유보다 그 기기를 둘러싼 가족의 상호작용 방식이 더 중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한국 부모도 그대로 신뢰할 수 있나요
노르웨이와 한국은 양육 환경과 미디어 이용 문화가 다르지만, 국내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조사에서도 자녀의 미디어 이용이 부모 자신의 미디어 이용 정도와 관련 있다는 비슷한 방향의 결과가 나온 바 있어 참고할 만한 근거는 있습니다. 다만 국내 아동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언어 발달 추적 연구는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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