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치매가 올지 예측하는 혈액 속 단백질 축적의 법칙
나이가 들면서 깜빡하는 일이 잦아지면 단순히 기력 탓인지 아니면 몸 어딘가에 문제가 생긴 건지 덜컥 겁이 나곤 합니다. 특히 주변에서 치매로 고생하는 가족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 불안감은 더 커지기 마련인데요. 다행히 최근 의학계에서는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를 포착해 발병 시기까지 예측하는 기술을 내놓고 있습니다.
뇌 속에 흐르는 시간의 속도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우리가 흔히 알츠하이머라고 부르는 질환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병이 아닙니다. 뇌 안에 아밀로이드나 타우 같은 독성 단백질이 조금씩 쌓이면서 뇌세포를 서서히 잠식해가는 과정이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이어집니다. 최근 국제 의학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에 발표된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이 단백질이 쌓이는 속도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지만 일단 그 속도가 정해지면 마치 시계추처럼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게 왜 중요한 지점이냐면 매년 쌓이는 양이 일정하다는 건 거꾸로 계산했을 때 언제쯤 뇌 기능에 과부하가 걸릴지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연구팀은 60세 이상 성인 603명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혈액 속 특정 단백질(p-tau217) 수치가 올라가는 속도를 확인했습니다. 누군가는 아주 천천히 쌓여 평생 증상 없이 지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그 속도가 빨라 예상보다 일찍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병이 있다 없다를 넘어 내 뇌의 시계가 얼마나 빠르게 흐르고 있는지 확인하는 단계에 들어선 셈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뇌의 기초 체력이 중요한 이유
흥미로운 점은 똑같은 양의 독성 단백질이 쌓여도 그 결과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예순 살인 사람과 여든 살인 사람의 혈액에서 비슷한 수준의 단백질 수치가 검출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네이처지의 보도에 따르면 실제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남은 시간은 예순 살인 분이 훨씬 길게 나타났습니다. 60세에 수치가 높았던 환자는 증상 발현까지 20년이 걸린 반면, 80세 환자는 11년 만에 증상이 나타난 것이죠.
이는 우리 뇌가 버틸 수 있는 맷집 즉 뇌의 기초 체력 차이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젊을 때는 뇌세포 간의 연결망이 탄탄해서 약간의 오염 물질이 쌓여도 이를 우회하거나 버텨내는 힘이 강합니다. 하지만 고령으로 갈수록 노화 자체로 인해 뇌의 방어 기제가 약해지다 보니 같은 충격에도 훨씬 빠르게 무너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결국 검사 결과 수치 자체보다 본인의 연령대와 신체 조건을 고려한 상대적인 분석이 더 정밀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검사의 정밀도와 우리가 마주한 현실적인 한계
물론 지금 당장 동네 병원에 가서 몇 년 뒤 몇 월에 치매가 올지 확답을 들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연구를 주도한 수전 쉰들러 교수는 현재 기술로는 약 3년에서 4년 정도의 오차 범위가 존재한다고 설명합니다. 사람마다 생활 습관이나 유전적 요인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기계적인 수치만으로 미래를 100퍼센트 확신하기에는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예측 모델이 갖는 의미는 상당합니다. 발병 시점을 대략이라도 가늠할 수 있다면 막연한 공포에 떨기보다 적극적인 예방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단을 조절하거나 운동량을 늘리는 등의 생활 습관 교정이 언제부터 가장 효과적일지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또한 치료제가 개발되는 과정에서도 임상 시험의 정확도를 높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혈액 한 방울로 시작되는 새로운 진단의 시대
예전에는 뇌의 상태를 확인하려면 고가의 장비를 이용한 영상 촬영이나 통증이 따르는 척수액 검사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비용도 비싸고 과정도 번거로워 선뜻 결심하기가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웨덴 연구진이 발표한 건조 혈액 측정 방식이나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루미펄스(Lumipulse) 검사처럼 정밀 바이오마커 분석 기법이 도입되면서 검사의 문턱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미 메이요 클리닉 등 주요 의료 기관에서도 이미 혈액 바이오마커 기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정기 검진 항목에 피검사를 포함하듯 뇌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검사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내 뇌 건강의 흐름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며 관리하는 자세를 갖추는 일입니다.
치매라는 질병은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지만 발병 시점을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응 전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내 몸 안의 단백질 축적 속도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삶의 속도를 조절해 나간다면 뇌 건강이라는 막막한 숙제도 조금은 더 현명하게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닌 참고용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최종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책임입니다.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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