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이후에도 독서가 치매 위험 낮추는 과학적 근거

명절이 다가오면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해지곤 합니다. 건강식품이나 현금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이번 설에는 조금 특별한 선택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최근 발표된 뇌 과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님의 기억력을 지켜드리는 가장 강력한 방패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바로 읽고 쓰는 즐거움입니다.

단순히 기분 전환을 위한 취미 활동이 아니라, 실제로 뇌의 퇴행을 물리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노년의 삶에서 지적 자극이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선물 리스트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바뀔지도 모릅니다.

치매예방


뇌 속에 쌓이는 독성 물질을 이겨내는 힘

우리 뇌에는 나이가 들면서 아밀로이드 베타나 타우 같은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이곤 합니다. 이것들이 신경세포를 공격하면 우리가 흔히 아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어지게 됩니다. 안타깝게도 현대 의학으로 이 단백질들을 완벽하게 제거하거나 조기에 차단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숙제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러시대 의대 연구팀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똑같이 뇌에 나쁜 단백질이 쌓여 있어도 어떤 사람은 인지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어떤 사람은 급격히 기억력을 잃는다는 점입니다. 그 차이를 가른 핵심은 평소 얼마나 지적인 자극을 주고받으며 살았느냐에 있었습니다. 뇌를 꾸준히 사용하는 습관이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하여 세포 손상이 실질적인 장애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아준 셈입니다.


80세 넘어서 시작해도 늦지 않은 이유

많은 분이 공부나 학습은 젊을 때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평균 80세인 고령층을 8년 동안 추적 관찰하며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평생 도서관을 이용하거나 신문, 잡지를 읽고 글을 써온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무려 38%나 낮았습니다.

더 고무적인 점은 이러한 지적 활동이 발병 시기 자체를 최대 5년까지 늦출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5년이라는 시간은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짓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설령 어린 시절 교육 기회가 적었더라도, 지금 당장 신문을 읽거나 일기를 쓰는 것만으로도 뇌는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며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도서관 이용권이 치매 보험보다 나은 까닭

우리는 흔히 치매를 노화의 필연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체념하곤 합니다. 하지만 뇌 과학자들은 치매가 운명적으로 정해진 결과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주변 환경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뇌의 노화 속도는 충분히 조절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값비싼 영양제보다 매일 아침 읽는 신문 한 장, 손주에게 써주는 짧은 편지 한 통이 부모님의 뇌 세포를 더 활발하게 깨웁니다. 지적 풍요도가 상위권인 사람들은 설령 뇌 부검 결과 알츠하이머 초기 징후가 발견되었더라도, 살아생전에는 뛰어난 사고력을 유지했다는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뇌의 하드웨어가 조금 고장 나더라도 소프트웨어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입니다.


명절 선물에 담아야 할 진짜 마음

결국 우리가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은 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건강한 일상일 것입니다. 이번 설날에는 부모님이 흥미를 느끼실 만한 주제의 책 한 권이나, 예쁜 공책과 펜을 선물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함께 서점에 나들이를 가거나 도서관 회원증을 만들어 드리는 것도 훌륭한 방법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드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부모님이 읽으신 내용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최고의 지적 자극이 됩니다. 뇌를 자극하는 환경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의 소통 속에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뇌를 건강하게 지키는 가장 가성비 좋은 비결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활자와 문장 속에 있었습니다.

*의학적인 자문이나 진단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에게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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