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위 한국의 경고: 슈퍼세균 'CRE' 감염 4만 5천 건 돌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감염 고리
최근 질병관리청의 발표는 우리 사회에 붉은 경고등을 켰습니다. 국내에서 '슈퍼세균'으로 불리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 감염증(CRE) 신고 건수가 올해 들어 무려 4만 5천 건에 육박하며 연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기록을 이미 넘어선 충격적인 수치입니다. 이 감염증은 일반적인 항생제로는 치료가 어렵다는 특징 때문에 폐렴,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지기 쉬운데요.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환자의 86% 이상이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이 문제를 더 이상 남의 이야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 항생제 내성 문제를,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멈추지 않는 슈퍼세균의 확산 배경
숫자가 말해주는 경고, CRE 감염의 치명적 증가세
혹시 질병관리청에서 2018년부터 CRE 감염증을 집계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놀랍게도 그 해 1만 건대에 머물던 신고 건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여 이제는 4만 건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 숫자가 단순히 늘어난 통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치료할 수 있는 무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무서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CRE는 최소 하나의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장내세균인데요. 쉽게 말하면,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강력한 항생제마저 듣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 균은 주로 병원이나 요양병원 같은 의료기관 내에서 감염된 환자나 오염된 의료 기구를 통해 전파됩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져 있는 입원 환자들에게는 이 감염 고리가 더욱 취약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OECD 2위, 과도한 항생제 사용의 부메랑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항생제 사용 습관입니다. 현재 자료가 공개된 OECD 34개국 중에서 한국은 튀르키예 다음으로 항생제 사용량 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구 1,000명당 하루 사용량(DID)이 OECD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31.8 DID라는 수치는 정말 심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우리는 감기에 걸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생제를 처방해달라고 조르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의사에게 감기약을 처방받아도 증상이 조금 나아지면 남은 약을 버리거나 다음을 위해 보관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항생제는 처방받은 용법과 기간을 정확히 지켜야 합니다. 우리 몸속에 있는 수많은 세균이 항생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그중 가장 독하고 끈질긴 세균만 살아남아 내성균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한 항생제 한 알이 미래의 슈퍼세균을 키우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이처럼 과도한 항생제 사용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슈퍼세균 팬데믹, 사회경제적 손실은 이미 시작되었다
치료 비용 폭증과 의료 체계의 부담 가중
CRE와 같은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되면 치료가 까다롭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더 고가의 항생제와 치료법이 필요하게 됩니다. 단순한 요로 감염으로 시작하더라도 패혈증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지죠. 이로 인해 환자 개인이 부담해야 할 의료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한정된 의료 자원과 인력을 소모시키며 의료 체계 전체에 막대한 부담을 안겨줍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9년에 항생제 내성을 이미 ‘세계 10대 건강 위협’으로 지목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만약 지금의 속도로 내성균이 증가한다면, 미래에는 간단한 수술이나 경미한 상처도 감염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항생제 이전 시대(Pre-antibiotic Era)로 되돌아갈지 모른다는 공포가 현실화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느끼는 의료의 편리함은 항생제가 제공하는 방패 덕분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 방패가 무너지면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국가의 사회경제적 손실 규모는 상상 이상이 될 것입니다.
개인과 국가의 협력, 슈퍼세균과의 전쟁에 임하는 자세
정부 정책과 함께하는 개인의 방패막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 수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대책의 핵심 목표는 항생제 사용량을 줄여 치료 효능을 보호하고, 적극적인 감염 예방을 통해 내성균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제도적 노력은 필수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개개인의 행동 변화입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할 예방 수칙
혹시 이런 간단한 습관들이 생명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슈퍼세균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우리의 행동 가이드를 안내해 드립니다.
올바른 항생제 사용: 의사가 항생제를 처방하지 않았다면, 감기에는 항생제가 필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복용을 요구하지 않아야 합니다. 처방받았다면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정해진 기간과 용량을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중도에 복용을 멈추면 내성균이 살아남아 더욱 강해질 수 있습니다.
철저한 위생 관리: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방패입니다. 비누를 사용하여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은 의료기관 내 감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감염 전파 고리를 끊는 데 가장 효과적입니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 식사 전후, 병문안 전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예방 접종의 생활화: 폐렴구균, 인플루엔자 등 예방 접종은 감염병 자체를 예방하여 항생제 사용 필요성을 원천적으로 줄여줍니다. 고령층의 경우 폐렴과 같은 중증 감염증을 예방하는 것은 CRE와 같은 2차적인 내성균 감염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행동입니다.
육류 및 식품 관리: 항생제는 사람뿐만 아니라 가축에게도 사용됩니다. 축산물에서 내성균이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육류는 완전히 익혀서 먹고, 도마와 칼을 교차 오염 없이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생활 수칙입니다.
일상의 위협에서 탈출하는 인식 변화
슈퍼세균 CRE 감염이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팩트는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더 이상 병원이나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상적인 위협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바로 항생제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이 아닌 '최후의 무기'로 여기고, 꼭 필요할 때만 정확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기본이 되는 청결과 예방접종으로 스스로의 면역 방패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정부의 관리대책 수립에 발맞춰,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항생제 올바로 쓰기 운동에 동참할 때, 우리는 비로소 슈퍼세균과의 전쟁에서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실천하는 작은 습관들이 다음 세대의 생명을 지키는 위대한 유산이 될 것임을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의학적인 자문이나 진단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에게 문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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